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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동촌종합사회복지관 직원연수를 다녀와서>
사회복지사 배순업
prolog
지나간 1년 사업을 정리하는 평가회와 새로운 한해의 단위사업을 발표하기 위한 직원연수가 2010년에도 어김없이 다가왔다. 매년 초에 실시하는 직원연수는 사업평가회와 단위사업발표회를 함과 동시에 직원간의 친목을 도모하며 향후 사업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직원들의 행사이다. 이번 2010년 직원연수장소는 금원산자연휴양림을 갔다 온 직원들의 추천과 그 외 다수직원들의 희망으로 결정하였다.
금원산은?
행정구역상으로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과 북상면, 함양군 안의면에 걸쳐 위치한다. 금원산의 줄기는 남으로 기백산(1,331M)과 남령을 거쳐 남덕유산(1,507M)과 이어져 있다. 금원산의 원래 이름은 <검은산>이라고 한다. 옛 고현의 서쪽에 자리하여 산이 검게보인데서 이름하였다고 한다. 금원산은 일봉, 일곡 이 모두 전설에 묶여있는 산이라고 하는데 그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옛날 금(金)원숭이가 하도 날뛰는 바람에 한 도승이 그를 금원산 바위속에 가두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
-단위사업발표회-
직원연수의 첫 번째 일정은 복지관 사회교육실에서 각자가 맡은 단위사업을 발표를 하는 것으로 시작을 하였다. 2010년은 직원간의 새로운 업무분장이 많이 이뤄졌다. 단위사업발표회는 전임자와 후임자간 업무인수인계가 얼마나 잘 이뤄졌는가, 얼마나 본인의 사업을 잘 이해하였는가를 각 사업 담당자들이 프레젠테이션발표를 통하여 설명하는 자리이자 한해 사업을 어떻게 잘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자신의 포부를 발표하고 관장님과 부장님께서 그에 대한 슈퍼비젼을 주시는 자리이다. 각 사업 담당자들이 본인의 2010년 단위사업에 대해 발표를 하고 관장님과 부장님께서 수퍼비젼이 모두 끝나고 나니 어느덧 출발예정시간이 되어 금원산으로 발길을 재촉하였다. 평일 오후시간대라서 그런지 차도 막히지 않았다. 우리는 화원IC를 통과하여 무사히 거창에 이르렀다.
거창에 다다르고 보니 도로상태가 영 좋지 못하였다. 제설작업을 대충해놓은 듯한 빙판길에 차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뭐 그럭저럭 운전을 못할 정도는 아니라서 우리는 천천히 서행하기로 하였다. 천천히 운전함에도 불구하도 우리는 미리 짜놓은 일정에 맞게 저녁식사를 예약한 식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진 1> 단위사업발표회 <사진 2> 단위사업발표회
 
<사진 3> 한정용 사회복지사 <사진 4> 임옥주 사회복지사
-금원산자연휴양림-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느새 해가 져서 도로가 어둑어둑 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금원산자연휴양림으로 가까워질수록 도로가 하얗게 보이기 시작하였고 작은 언덕길을 오르면서 봉고차바퀴가 살짝 헛도는 것을 감지한 나는 더더욱 긴장이 되었다. 결국 우리는 금원산자연휴양림입구에서 스노우체인을 감고 숙소까지 가기로 하였다. 태어나서 스노우체인은 처음 갈아끼우는 것이었는데 김재훈선생님, 정필문선생님 그리고 나까지 세명의 젊은사회복지사들이 나섰지만 결국 스노우체인을 못 감아 그냥 갈수 있는데 까지 가보기로 하였다. 타이어 갈아 끼우는 연습은 했어도 스노우체인 가는 연습을 하지 않았던 게 후회가 되었다.
이미 예견되었던 상황이지만 산중턱에 차를 주차시키고 숙소까지 걸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야 말았다. 올라갈수록 눈이 많이 쌓여있고 길은 얼어있어 사륜구동차가 아니면 올라갈 엄두를 못 낼 지경이었다. 결국 직원들은 전원 하차하여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하였다. 금원산관리사무소 측에서 트럭을 제공하여 우리짐을 숙소까지 실어다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겨울산행-
저녁7시는 그렇게 늦은 시각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마치 한밤중인 것처럼 캄캄하였다. 게다가 우린 숙소의 정확한 위치도 모르고 걷고 있었다. 어차피 길은 하나밖에 없으니까 계속 걷다보면 숙소가 나타나겠지라는 생각으로 모두들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우며 걷기 시작하였다. 나는 이런 상황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군 시절에 받았던 혹한기훈련이 떠오르기도 했고 요즘 즐겨보는 TV프로인 ‘1박2일’에서도 출연자들이 눈보라를 뚫고 걷는것을 보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상황이 즐겁기까지 하였다. 물론 모든 직원이 즐거운 마음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이런 외딴 곳에서 다함께 고난의 행군을 하는 것이 싫지는 않은 모습들이었다. 게다가 누군가 하늘을 보고 감탄하는 소리에 위를 보니 대구에선 전혀 볼 수 없었던 별들이 하늘에 촘촘히 박혀 있는 것이 아닌가? 잠시나마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잊고 하늘이 만든 LED전광판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조금 걷다보니 왠지 우리가 길을 잘 못 들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분명 우리보다 먼저 출발한 트럭의 바퀴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어야 하는데 지나간지 꽤 오래되어보이는 희미한 바퀴자국만 보이는 것이었다. 정필문선생님이 조금 전 트럭을 타고 먼저 숙소로 올라간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아무래도 뭔가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에 직원들은 불안감을 숨길 수가 없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린 숙소 가는 길이 아닌 등산로를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리가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 가다보니 왼쪽에 차 한대가 지나갈 만큼의 좁은 길이 보인다. 옆엔 친절하게 이정표도 세워져 있다. 길이 너무 어두운 탓에 직원들 중 아무도 그 샛길을 못보고 올라간 게 화근이었던 것이다. 숙소에 도착해서 뜨거운 물에 발좀 씻어야겠다는 생각에 모두들 투정부릴 새도 없이 바쁜 걸음을 재촉하였다. 샛길에서 숙소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한 30분정도 걸렸을 것이다. 둘째 날 하산할 땐 금방 내려올 정도의 거리였는데 길은 어두운 오르막길인데다가 미끄럽기까지 하여 다들 긴장해서였는지 유난히 올라가는 길은 멀게만 또 길게만 느껴졌었다.
  <사진 5> 단체사진 촬영 전 <사진 6> 금원산자연휴양림 단체사진
-방갈로숙소-
우여 곡절 끝에 도착한 숙소는 방갈로 숙소였다. 비탈진 경사로에 20개정도의 방갈로방들이 아기자기하게 위치하였고 공동취사장과 공동화장실이 있는 전형적인 방갈로캠프장이었다. 우린 총 5개의 방갈로를 예약했었는데 그마저도 조금씩 떨어져 있어서 옆방으로 가려면 외투를 입고 신발을 신고 가야되는 상황이었다. 주임님은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직원연수책임자로서 직원들에게 미안해했지만 연수장소는 주임님이 결정하신 것도 아니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주임님이 미안해하실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2009년사업평가회-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바로 각 기관별로 2009년 사업평가회를 준비하였다. 방이 좁았지만 이렇게 전 직원이 작은공간에 옹기종기 모였던 적은 없었던것 같다. 정말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이뤄진 이번 평가회는 2009년도 사업운영을 하면서 각자가 생각하는 미비한 부분과 잘 이뤄진 부분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여 그에 따른 관장님과 부장님의 슈퍼비젼 및 칭찬과 격려가 이어지는 자리였다.
  <사진 7,8> 동촌종합사회복지관 2009년 사업평가회
-친목도모의 시간-
사업평가회를 마치고나서 다같이 저녁식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같이 모일만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었다. 24명이나 되는 인원이 한방에 모두 앉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던가? 불가능을 가능케하는 동촌복지관의 직원들이 아니었던가? 부장님의 진두지휘아래 남자직원들은 일사분란하게 각 방에 하나씩 있는 상을 들고 남자숙소로 모이기 시작하고 여직원들은 준비한 음식을 차리기 시작했다. 특별히 올해 주간보호센터의 소장님으로 승진하신 임경미과장님께서 과메기를 협찬해 주셔서 상차림이 더욱 빛이 났었다. 모든 직원들이 옹기종기 좁은방에 둘러앉고 보니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었다. 직원 간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 한해 동안 좋았던 일, 재미있었던 일 등을 나누니 어느새 분위기는 무르익기 시작하였다. 이번 연수가 입사 후 첫 연수인 직원들은 복지관 전통에 따라 노래도 한곡씩 부르기 시작하였다. 특히 김영호선생님이 모창아닌 모창으로 부른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 은 모든 직원들의 심금을 울렸고 나 역시 이번연수를 대비하여 틈틈이 연습한 랩을 즉석에서 무반주로 불러 많은 직원들의 박수를 받았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를 만큼 즐거운 시간이 지나고 다들 늦은밤에 모임을 파하여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 내일의 일정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사진 9> 관장님의 격려사 <사진 10> 부장님의 건배제의
episode
이튿날 아침식사는 간단하게 준비한 라면을 끓여먹기로 하여 정필문선생님을 필두로 김재훈선생님, 김영호선생님께서 공동취사장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남자숙소에서 전체아침식사를 안내하기위해 나는 각방으로 직원들을 깨우러 갔었다. 직원들을 다 기상시키고 마지막으로 관장님께서 주무시고 계신 방에 도착 하였을 때 왠지모를 한기가 느껴졌었다. 노크를 하고 방안으로 들어가니 관장님과 과장님께서 점퍼에 목도리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불을 덮고 계셨다. 아침식사하러 오시라고 말씀을 드리는데 놀랍게도 대답을 하시는 관장님의 입에서 입김이 하얗게 나오고 있었다. 연수가기 전날에 목감기에 걸리셨다고 들었는데.. 하필 제일 추운방에서 주무셨던 것이다. 관장님께서 웃으시면서 간밤에 추웠다고 말씀하시는데 왠지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개실마을-
아침식사와 자유등반으로 금원산에서의 일정을 마무리를 짓고 거창의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후 우리의 다음 일정은 경북고령에 위치한 개실마을이었다.
개실마을은?
조선 중엽 무오사화 때 화를 입은 영남사림학파의 종조 점필재 김종직(선산 김씨)후손의 세거지로써 본래 고령군 하동면 지역이다.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상가동과 하가동을 병합하고 합가동이라 하여 쌍동면에 편입되었다가, 1930년 쌍동면과 임천면이 병합됨에 따라 쌍림면에 편입되고, 1988년 5월 1일에 동이 리도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개실마을의 유래
무오사화때 화를 입은 점필재 김종직의 5대손이 1650년경에 이 마을로 피신와서 은거하며 살 때, 꽃이 피고 골이 아름다워 아름다울 가(佳) 골 곡(谷)을 써서 가곡이라 불렸다고 한다. 또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골이라 하여 開花室(개화실)이라 하였는데, 음이 변하여 걔애실이 되고 개애실마을 중 아랫마을이라 하여 아릇개실 하가 또는 하가곡이라 함. |
문화체험마을답게 입구에서부터 그네, 널뛰기, 굴렁쇠굴리기 등등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각종 놀이 도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개실마을은 우리일행뿐 아니라 수학여행을 온 듯한 학생들로 북적거렸었다. 칼국수만들기 체험을 예약해 놓고 약30분정도의 자유시간이 주어져 우리들은 단체사진도 찍고 각종 놀이도구들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임경미과장님의 농구놀이에 직원들 모두가 응원을 보내기도 하였다. 과장님의 농구놀이는 결국 한골을 성공시킴으로 막을 내렸다.
칼국수는 태어나서 처음 만들어 보았는데 나는 마치 찰흙놀이를 하듯 반죽을 주물럭거리다가 칼국수선생님께 핀잔을 듣기도 하였다. 동촌어린이집의 조리사로 근무하시는 권상분선생님의 실력은 칼국수선생님의 눈에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나보다. 여기서 일해 볼 생각 없냐는 농담을 건넨다. 칼국수선생님의 칭찬을 받은 직원이 한명 더 있었는데 다름 아닌 우리부장님이었다. 부장님의 손끝에서 빠르게 썰리는 면빨이 더군다나 간격까지 일정하여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냈다. 직원들이 합심하여 면을 만들고 이윽고 진한 멸치육수에 푹 삶긴 사회복지사표 칼국수가 완성되었다.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일까? 그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다들 시원하게 칼국수를 한 그릇씩 해치우고 나니 이제 복귀할 시간이 다가와서일까? 떠나기 아쉬운 듯 갑자기 다리가 무거워진다.
-畵龍點睛(화룡점정)-
한해 사업을 정리하고 또 한해사업을 얼마나 알차게 운영을 해야 하는지 고민도 하며 1년간 또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직원들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1박2일이라는 일정 속에 녹여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직원연수 기간뿐 아니라 매일 각자의 사업을 점검하고 보다 나은 주민들을 위한 서비스를 생각하는 우리직원들에게 직원연수란 마지막으로 용의 눈을 그려 넣는다는 화룡점정의 행사라 할 수 있다. 특히나 이번 연수는 예년과 달리 돌발적인 상황에 조금 고생을 한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우리복지관의 모든 직원들이 2010년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라는 액땜을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촌종합사회복지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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