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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이야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동촌종합사회복지관입니다.

우리들의이야기 보기
대구사회복지사협회 2010년 1월호 웹진에 우리 배순업 선생님 글이 실렸어요^^*
우리들의이야기 보기
작성자 : 등록일 : 2010.01.06 조회수 : 11924

 

다들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배 순 업 (동촌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 동촌의 아침
요란하지만 익숙한 휴대폰알람소리에 아침단잠을 뒤로하고 분주하게 출근준비를 한다. 오늘도 아침식사 대신 우유 한 잔으로 빈속을 달래며 차에 시동을 건다. 라디오에서는 오늘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아직 예열이 안 된 탓일까 오늘따라 유난히 냉기가 뼛속까지 스며든다. 복지관인근에 다다르자 낯이 익은 사람들이 차창밖에 어른거린다. 우유 배달하는 아주머니, 아이를 복지관 내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주는 어머님, 보행기를 밀고 느릿느릿 복지관으로 걸어가시는 어르신들까지, 모두 우리 동촌복지관 이용자들이다.

복지관으로 들어서면 언제나 같은 풍경이다. 물리 치료실을 이용하려고 대기하시는 어르신들로 복도는 이미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물리 치료실은 오전 9시에 업무를 시작하는데 어르신들은 대부분 직원들과 비슷한 시간에 출근 아닌 출근을 하신다. 차가운 복도에서 기다리시는 것이 못내 맘에 걸려 날도 추우니 내일부터는 집에 계시다가 정시에 오시라 권하니 어르신말씀이 걸작이다.

“집구석에 있으면 머하능교? 여가 마 집인기라~

청소해야 되는데 걸리적대서 그러능교?”

걱정스러워 드린 말에 오히려 역정이시다. 그게 아니라 날이 추워서 감기라도 걸리실까봐 드린 말씀이라고 하니 그제야 웃으시면서 걱정마라며 등을 두드려주신다. 아마 어르신은 뜨끈한 찜질을 남들보다 조금 먼저 할 생각으로 일찍 왔다는 말을 손자뻘 되는 사회복지사에게 하기엔 민망해서 그런 말씀을 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어르신에게 우리복지관이 ‘집’이라는 표현을 쓰실 정도로 부담 없이 이용을 할 수 있는 쉼터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사회복지사로서 참 기분 좋은 칭찬이 아닐 수 없다. 또 한편으론 이용자들이 집처럼 생각하는 복지관에서 나는 이들을 가족처럼 대하였는지 그전에 복지관을 단순히 직장이 아닌 나의 집처럼 여기고 있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나를 되돌아본다. 어린이집 원아들, 물리치료실 어르신들, 다문화센터 이용자들, 바우처 이용아동들, 교육문화프로그램 수강생들이 속속 모이는가 싶으면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우리복지관은 늘 이렇듯 아침이 분주하다.

* 신뢰를 주는 서비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사업의 주요업무는 치료와 상담이다. 현재 우리복지관은 다섯 개의 영역(언어치료, 놀이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인지치료)에서 총 10명의 전문치료사와 2명의 담당사회복지사가 약 200명의 아동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우처 사업은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아동재활치료사업과 비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문제행동아동조기개입서비스로 나뉘어 치료와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바우처대상이 아닌 장애・비장애아동들에게는 가족복지사업으로 치료와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직원들은 항상 예의와 친절을 교육받고 있지만 특히나 치료사업분야의 직원들에게 이런 예의와 친절은 백번을 강조해도 결코 과하지 않다. ‘장애아동’과 ‘장애는 없지만 심리치료를 요하는 비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직원에게 끊임없는 긴장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자녀가 장애 혹은 장애에 준하는 문제를 갖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위축될 만큼 위축되었으며 마음의 상처를 무수히 갖고 있을 대상자와의 상담은 항상 유리병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바우처사업이 처음 시행되기 시작한 2007년 말 무렵 바우처사업과 가족복지사업을 맡게 되면서부터 나는 이용자들과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이런저런 크고 작은 일을 겪으면서 나름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하였는데 결론은 제아무리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이용자들에게 “신뢰와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결국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신뢰 얻기’는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 일정수준 이상의 자격을 가진 전문치료사와 전담직원이 규정과 원칙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떤 예외적 상황에서도 이용자에게 납득이 갈만큼 이해를 구할 때 신뢰가 쌓이기 시작한다. 복지관에서 실시하는 치료수업에 관한 불신은 처음 치료를 받으러 오는 이용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 복지관에서 제대로 된 치료수업을 할 리 없다. - 
 

복지관이란 곳의 정의를 스스로 어떻게 정하였는지 알 순 없어도 ‘복지관’이라는 곳에서 제공하는 전문서비스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잠재된 불신을 대놓고 말하는 이용자는 없다. 어차피 어떤 이유로든 우리복지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용자들은 이런 소리를 하면 혹시나 자신의 자녀에게 교육상의 어떠한 불이익이라도 받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기 위하여 우리직원들은 치료실의 확충과 충분한 기자재 확보 및 충실한 치료수업과 심도 있는 부모상담 그리고 전문치료사의 학력 및 경력・자격증 공개를 통해 우리복지관 치료수업의 전문성을 행동으로 보여주며 매월 모니터링을 통하여 이용자들의 욕구를 최대한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반응들을 통해 그동안 이용자들이 마음속으로만 갖고 있던 불신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전문치료사의 경력과 자격여부의 공개를 통한 이용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후련해 하였다.

* 감동을 주는 서비스
위에서 말한 신뢰가 치료서비스에 관한 문제였다면 감동은 전혀 다른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는 아이 달래기, 떠드는 아이 타이르기, 잃어버린 아이 찾아주기, 아이들이 파손한 물품 복구하기, 끊임없이 보호자의 욕구 파악하기, 말벗해주기, 정서적인 지지해주기 등등 공식적인 업무가 아닌 비공식적인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이용자들에게 스스로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서야 비로소 이용자의 감동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복지관에서 매년 직원예절교육을 실시할 때 마다 강조를 하는 부분이지만 말 그대로 이용자를 대상자가 아닌 “고객”으로 바라 볼 때 진정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하였듯이 특히 치료아동의 보호자는 대부분 자신의 자녀가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내외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자녀가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 보호자 역시 우울증이나 정서적인 부분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경우 이용자들은 상당히 예민한 상태에 놓여있어 자칫 담당자가 본의 아니게 이용자에게 불친절하게 느껴질 만한 모습이나 성의 없는 업무처리모습을 보일 때 간혹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담당자가 성의 있는 모습을 보일 때 고마움을 강하게 표현하는 이용자도 많다.

치료아동의 보호자에게 끊임없이 정서적 지지를 해주고 스스로 존중받는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는 것, 그자체가 고객감동이며 더 넓게 볼 때 치료아동의 양육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치료아동이 치료서비스를 받을 때 보호자가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그 시간은 어떻게 보면 고객감동을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사소한 것 같지만 식사는 하셨는지, 요즘 자녀의 학교생활은 어떤지, 동생은 잘 지내는지, 이용하시기에 불편함은 없는지 등의 대화는 분명 이용자들의 입장에서는 본인들을 기관에서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기분을 들도록 만들 것이다. 

* 구원투수
무작정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꿈만 가지고 겁 없이 첫발을 내딛은 동촌종합사회복지관에서 나도 어느새 년수로 4년째 근무를 하고 있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복지관이라는 곳은 각기 정해진 포지션에 따라 맡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으면 패하고 마는 야구와 닮은 구석이 많다. 특히 대상자의 삶과 직결되어있는 업무를 맡은 사회복지사라면 매 순간이 9회말 2사 만루의 순간에 서있는 구원투수의 어깨만큼이나 무거울 것이다.

우리복지관의 직원들은 모두 묵직한 어깨로 고객의 신뢰와 감동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복지관으로 도움을 요청할 정도면 대부분은 본인 스스로 매우 절박한 심정일 것이며 어쩌면 인생의 궁지에 몰렸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내가 던지는 공 하나에 팀의 승패가 갈리듯 사회복지사가 어떻게 개입하느냐에 따라서 대상자의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말 한마디에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의 성공적인 서비스제공으로 고객의 입가에 미소가 번질 때 진정한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것 이다.

우리 팀은 드림~팀이다! ^^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우리는 지역주민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하여 힘차게 공을 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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